출처 http://vaestyle.tistory.com/entry/검정치마

  요새같이 오랫동안 좋은 흑인음악 앨범, 미친 대박 곡이 안나오는 가뭄시즌은 몇 번 있었지만 작년 말부터 올 여름까지 반년을 넘게 기억에 남는 곡이 손에 꼽으려해도 없을 정도인 초유의 긴 가뭄시즌은 처음이다. 듣던 곡 돌려듣기도 뭐하고, 이제 나와도 다 거기서거기로 느껴져서 지루하다. 정말 와하는 곡을 들어본지가 언제적인지 모르겠다. 마침 그런데다가 한참 기타에 미친듯한 재미가 들려서 혼이 빠진채로 기타만 붙들고 있기 때문에, 락 음악을 한둘 접하기 시작했다. 이하나의 페퍼민트에서 첫방을 한 것으로 기억나는 밴드, 검정치마는 그 중에서도 단연 나의 훼이보릿이다. 국내 밴드들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색이 아닌 그들만의 색깔을 지닌 검정치마. 보컬이자 기타, 앨범의 모든 곡을 도맡아 만들어내는 조휴일은 정말 천재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뮤지션이다.



 그들의 첫 앨범, 201은 정말 어디 영국이나 그런 진짜 본토 얼터너티브 락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웰메이드 앨범이다. 내가 락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도 좋다고 했고, 강태형도 좋다고 했으니까 정말 좋은거 일거다. 그들의 첫 싱글 '좋아해줘'는 아이같이 단순하고 직접적인 가사에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기타루프가 인상적인 달콤하고 신나는 트랙이다. 이 곡에 너무 빠진 나머지 그들의 방송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기타코드를 다 따서 외웠다. 만화 영심이 주제가같이 발랄하면서도 올드한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드는 곡이다. 그외에도 정곡을 찌르는 재치있는 가사와 한반도 레벨을 넘어서 본토 느낌을 내고있는 '강아지'라는 곡, 서정적인 가사가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Antifreeze'라는 곡까지 하나같이 너무나 좋다. 검정치마 강추! 꼭 앨범을 사서 듣기를 권장한다. 내일 내가 복무 중인 양구에서 양구 락페스티벌을 하는데 검정치마가 마지막 공연을 한다고 한다. (나는 못가지만 ㅠ) 조휴일이 이 공연을 하고 뉴욕으로 건너가서 2집 작업을 한다는데 정말 기대되는 바이다.

 물건너 바다건너 본토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검정치마의 음악은 질리지 않는 매력을 지녔다. 마치 고등학교때 기숙사에서 먹던 극강의 아이템, 눈물없이는 맛볼수 없는, 김치피자탕수육같은 느낌이다. 오묘한 그 느낌은 국내 리스너들의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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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8 23:35 2009/08/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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